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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기대작 중 하나인 범죄도시4가 드디어 개봉했다. 자주 찾아가는 단골 식당은 처음 음식을 먹었을 때 맛이 좌우한다. 나는 단골 집을 또 찾아왔고 아직도 맛있는지는 확인해 봐야겠다.
장르 : 범죄, 액션, 스릴러, 느와르, 코미디, 형사
감독 : 허명행
제작 : (주)홍필름, 빅펀치엔터테인먼트
개봉 : 2024년 4월 24일
시간 : 109분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출연 : 마동석, 김무열, 박지환, 이동휘
시리즈 중 최초로 제74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그리고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의외에 인물들도 등장하는 소년시대 이상진, 위성락(진선규) 배우자 박보경, 그리고 대한민국 제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나름 신선했다.
1. 줄거리
필리핀 늦은 밤 거리. 맨발에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청년이 도망치고, 그 뒤를 3명의 남자들이 쫓고 있다. 삐쩍 마른 청년은 필리핀 경찰을 만나고 자신이 납치되고 폭행을 당했음을 호소했다. 그때 검은 캐딜락 차량에서 한 남자가 내린다. 성큼성큼 경찰과 청년에게 다가 간 그 남자는 허리에 찬 칼을 꺼내 경찰관 두명의 목을 찌르고 청년에 가슴에 칼을 박아 넣었다. 무덤덤하게 자신이 죽인 이들을 바라보는 백창기(김무열).
그리고 한국에서 마석도(마동석)와 광수대 식구들이 마약 범죄 현장을 덮치고 있다. 역시나 마석도 손끝에서 터지는 폭발과도 같은 주먹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마약 거래에 사용하는 '마약천국'이라는 배달앱의 개발자를 수소문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개발자는 필리핀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 개발자는 필리핀에서 백창기에게 살해당한 조성재다. 그 죽음에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마석도는 사건을 더 조사하고 그 뒷배경에는 불법 도박사이트와 더 큰 범죄의 냄새를 맡았다. 그렇게 엮기는 마석도와 백창기는 경찰과 범죄자로서 격돌하게 된다.
2. 빌런
범죄도시의 뿌리는 마석도지만 꽃과 열매를 맺는 것은 범죄와 빌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영화를 보고 나면 다음 다룰 사건은 무엇이면 어떤 빌런이 등장할지 기대를 한다. 장첸, 강해상, 주성철 그리고 백창기까지 이어지는 빌런의 정체성이 그만큼 중요하다. 4명의 공통점은 '돈' 앞에서는 무자비한 범죄자들이며 각각이 가진 매력들은 다르다. 그런데 이제는 그 빌런들 간의 비교는 무의미해 보인다. 앞으로 계속 빌런은 추가될 텐데 그때마다 누가 더 매력적이냐? 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
그럼 범죄도시4 빌런만 놓고 보면 어떨까? 김무열이 연기한 백창기는 좀 심심하고 섬세한 빌런이라고 느껴진다. 대사도 많이 없고, 감정 표현도 단순하다. 그런 담담함 속에서 너무나 편하게 사람을 죽인다. 특수 부대 용병 출신답게 거침이 없고 그 기술도 깔끔하고 멋있다. 지금까지 나온 빌런 중 가장 강하다는 제작진의 말이 생각나고 마석도 이번에 제대로 고통받나? 하는 기대감마저 든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석도는 몸에 쨈 좀 바르고 끝난다. 마지막에 진짜 칼로 싸웠다면 더 재밌었을 거 같은데.... 전작의 빌런들이 마초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백창기는 젠틀한 범죄자 느낌. 협박? 거짓말? 그런 거 안한다. 바로 담궈버린다.
장동철(이동휘)도 빌런으로 등장하는데 솔직히 왜 있는지 모르겠다. 스토리가 난잡해 지기만 했지 큰 집중도와 임팩트는 없었다. 능청스러운 연기는 항상 이동휘 배우가 잘하는 거니까. 잘하는 사람이 잘한 거 한거다. 영화에서 일관되게 가벼운 모습만 보여주던 장동철 마지막에는 최후에 발악을 하는데 좀 당황스러운 장면으로 보였다. 장동철은 강단이 있는 인물이다? 이렇게 생각해야하나?
3. 서사와 액션
허명행 감독은 각종 영화에서 무술감독을 하고, 넷플릭스 황야와 범죄도시4에서 감독이 되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액션은 좋으나 서사를 표현하는 연출이 좀 엉성한 거 같다. 각본이 별로인지 연출이 별로인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없었다. 추적하고 따라붙고 긴박감이 부족했다. 그리고 조성재 어머니 서사는 진짜 너무 감성팔이.
그리고 사이버수사대라는 재밌는 소재를 넣고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 거 같아서 아쉽다. 한지수(이주빈) 첫 등장을 보고 큰 활약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서포터 느낌의 병풍으로 세워뒀다. 사이버범죄를 잡기 위한 사이버수사대가 주도적으로 한 거는 하나도 없고 그저 장이수 컨설팅으로만 움직인다? 지금까지 광수대의 강함을 보여 준거만큼 사이버수사대의 활약도 보여줬다면 좋았을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이주빈은 또 나오면 좋겠다.
범죄도시의 또 하나의 매력은 코믹한 대사에도 있다. 이번 범죄도시4는 사실상 장이수(박지환)이 다 살렸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떡복이 속 오뎅, 김밥 속 햄 같은 존재. 주재료는 아니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였다. 혼자서 텐션 다 올리고 인질도 구출하고 강하다 강해. 마지막에는 장이수를 속이는 경찰들이 너무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 진짜 못 살게 구네
최근 범죄도시4를 개봉을 앞 두고 티비에서 기존 시리즈들을 반영해 주었다. 1,2,3를 다시 보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한번 봐서 긴장감이 떨어지나 싶었는데 이번 극장에서 마석도 액션을 보고 그 부족한 점을 알았다. 바로 음향 효과. 마석도의 주먹은 극장에서 귀를 때려 받는 그 파열음이 있어야 한다. 통쾌함, 그 시원한 쾌감은 극장 아니면 느끼기 어려울 거다. 빠르고 간결한 동작 속에서 묵직하게 터지는 주먹, 이번에는 백창기의 바람을 가르는 칼날까지 그리고 오른팔 조부장의 복싱 움직임도 멋지다. 액션 연출에서만큼은 최고다. 부서지고 깨지고 오락영화가 줄수 있는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받을 수 있었다.
결론의 빈약한 서사를 액션으로 올려치기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도 스토리가 무너질 정도의 흐름은 아니라서 볼 만하다.
4. 마무리
여러 장면에서 전작의 오마주를 많이 했다. 뭔가 한 장면만 그랬다면 모르겠는데 과도하게 많이 사용한 거 아닌가 싶다. 이게 오히려 재밌는 건가? 개인적으로는 안 그래도 단순한 플랫의 스토리 흐름을 꽉 막아버리는 전개 같다.
손익분기점은 350만명, 개봉 3일 만에 벌써 200만 가까이 봤다. 역시 맛집은 아는 맛 때문에 찾게 되고, 그 맛집은 아는 맛을 내어 준다. 그래도 다음 나올 5편에서는 리뉴얼이 좀 필요해 보인다. 단골 맛집에 신메뉴 나왔다고 하면 얼마나 좋은가? 이번에 신메뉴 나오는 줄 알았는데 물가 올라서 밑반찬 구성만 살짝 바꾼거 같다.
범죄도시 전체 시리즈를 극장에서 다 볼 만큼 재밌게 봤다. 각 편마다 조금의 호불호 차이는 있지만 다음 편도 기대해본다. 그리고 다음 편에서는 마석도가 좀 고전하는 모습. 이번에는 진짜 나올만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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