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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후기

이터널 선샤인 BBC 선정 21세기 최고의 로맨스 영화, 끝나지 않은 사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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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볼 때마다 새롭고 즐거운 멋진 영화다. 이 영화를 한번 보고 봤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정말 일부분만 맛본 거다.  

장르 : 로맨스, 멜로, SF
감독 : 미셀 공드리
각본 : 찰리 카우프만
개봉 : 2005.11.10 / 2015.11.10 / 2018.1.3
시간 : 108분
등급 : 15세 이상가
출연 : 짐캐리, 케이트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무려 국내에서는 3번이나 개봉했을 정도로 인기와 매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이다.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했는데 BBC에서도 21세기 최고 로맨스 영화라고 할 정도. 두 주연의 연기도 일품이다. 코믹함과 로맨스를 가지고 노는 두 배우의 합.

 

줄거리

 조엘 배리쉬(짐 캐리)와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은 오랜 연인 사이이다. 조엘은 무미건조한 자신의 삶에 한줄기의 빛처럼 클레멘타인을 만났다. 그리고 그녀로 인해 자신도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빛은 때로는 너무 강렬했고 조엘은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그렇게 다투던 날이 계속되고, 술에 취해 음주 운전을 한 그녀와 크게 싸웠다.

 

 자신의 말이 심했던 거 같아서 조엘은 사과하기 위해 그녀가 일하는 서점으로 찾아갔다. 발렌타인을 앞두고 있던 터라 그녀가 좋아할 만한 작은 선물도 준비했는데 자신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는 클레멘타인. 거기다 옆에 패트릭(일라이저 우드)이라는 젊은 남자와 자신의 눈앞에서 키스까지 한다.

 

 절망한 조엘은 그의 친구 에이킨 부부집으로 찾아왔다. 자신에게 벌을 주는 그녀를 하소연하고 있는데 그의 친구가 한 장의 편지를 보여준다.  '라쿠나'라는 곳에선 온 편지의 내용은 이랬다. '클레멘타인은 조엘에 대한 기억을 전부 지웠으니, 그녀에게 둘의 관계를 언급하지 마세요.'

 

 기억을 지웠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이지만 조엘은 '라쿠나'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만난 하워드(톰 윌킨슨)박사는 이 모든 것은 사실이며 클레멘타인은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서 이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배신감마저 느낀 조엘은 본인도 이 시술을 받기로 결심한다.

 

 조엘이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그의 의식이 꿈속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는 클레멘타인을 마주한다. 영원할 줄 알았던 빛이 사라져 간다.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함께한 기억은 사라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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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껏 어떤 영화, 드라마에서도 '이터널선샤인'보다 리얼한 꿈을 표현한 작품을 본 적이 없다. 때로는 뚜렷한 장소와 인물, 사건이 나오는 꿈을 꾸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가 꾸는 꿈은 명확하지 않고 희미하다. 모든 사람은 잠을 자면서 꿈을 꾼다고 한다. 일어나는 순간 모두 잊어버리지만. 그 점을 공감가게 잘 표현했다. 그래서 보고 나면 한 번의 꿈을 꾼 느낌이 든다.

 

 물론 처음 볼 때는 이 독특한 연출 방식이 영화를 어렵게 만들기는 한다. 그러나 매번 볼 때마다 새로운 복선과 감정이 느껴진다. 정말 꿈을 묘사하는 연출 방식에서는 감탄이 나온다. 똑같은 꿈을 자주 꾸면 점점 뚜렷해지는데 영화도 매번 볼 때마다 주제가 점점 뚜렷해진다. 이 점마저 꿈과 비슷한 영화네.

 

이터널선샤인

 이터널 선샤인, 영원히 비추는 태양빛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이터널 선샤인은 날 비추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길 위에서 나를 인도하는 한줄기 빛이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날 비추는 것이 아닌 내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 영원한 태양 빛. 그래서 서로를 잊어버린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자신을 인도하는 빛을 따라가서 다시 만나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조엘이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라쿠나'에 방문했을 때 메리(커스틴 던스트)가 상담 전화를 받으면서 '한 달에 3번의 시술은 어렵다'라는 장면이 스치듯 지나간다. 이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3번이나? 잊고 싶은 것이 3개라서 그럴까? 잊었지만 또 생각나고, 지웠지만 또 생각나는 그런 영원한 빛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

 

 처음에는 메리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존경심 때문에 하워드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다시 한번 영화를 보면 메리는 하워드 박사 즉, 자신의 이터널 선샤인을 쫓아가고 있던 거다.   

 

마무리

 물론 정말 잊어도 되는 기억, 사고로 인한 PTSD 같은 거는 잊을 수 있으면 좋을 거다. 허나 이 영화는 내가 사랑하는 대상의 부재로 인한 아픔을 잊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다시 볼수 없는 사랑,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잊고 싶은 사랑 등등

 

 연출, 스토리, 연기력 영화 자체의 재미도 좋지만 보는 이에게 나의 '이터널선샤인'은 무엇인지 고민을 던지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본지 15년이 넘어가지만 지금도 종종 생각나면 찾아서 보고 있다. 요즘은 넷플릭스, 웨이브, 왓차 등 볼 수 있는 OTT도 많아서 좋다. 처음보는 사람이라면 한번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3번까지는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얼마나 좋은 시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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