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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후기

노팅힐 너드남이 최애 슈스가 우리 집으로 들어온 썰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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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로맨틱코미디 영화. 노팅힐. 예전에 영어 듣기 공부한다고 정말 많이 본 영화다. 안타까운 것은 영어 듣기 능력보다 다음 장면에 뭐가 나올지만 외워버린... 

 

장르 : 로맨틱 코미디
감독 : 로저 미첼
각본 : 리터드 커티스
개봉 : 1999년 7월 3일 (한국 첫 개봉)
시간 : 123분
출연 : 휴 그랜트, 줄리아 로버츠

 

 요즘 말로 표현하면 최애 슈스와 너드남의 만남이다. 누구든 한번은 생각해 봤을 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최애가 우연히 우리 집으로 찾아오는 상상. N들만 이러나?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리즈 시절 모습도 볼 수 있는 매콤하면서도 소소한 영화다.

 

노팅힐 줄거리

  분주한 노팅힐 시장의 거리 사이로 셔츠를 입은 한 사내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 전처와 이혼한 후 조금은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 스파이크(리스 이판)와 함께 이곳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는 시장 한구석에서 여행책을 파는 서점을 운영 중이다. 서점은 카푸치노 한잔 마음 편하게 먹지 못할 만큼 장사가 안되지만 시장의 사람들 그리고 친구들과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이 노팅힐 거리를 윌리엄은 사랑한다.

 

 어느 날과 같이 일을 하고 있던 평범한 일상에 전현 평범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세계적인 영화배우 안나 스콧(줄리안 로버츠)이 그의 서점으로 들어왔다. 감출 수 없는 아우라, 믿기지 않는 상황에서 책을 고르는 그녀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그녀는 서점 밖으로 나갔다. 믿기지 않는 그녀의 등장이 어리둥절하기만 한 윌리엄.

 

 잠시 후 윌리엄은 오렌지 주스 들고 시장을 걷고 있는데 코너를 돌며 한 여성에게 오렌지주스를 쏟아 버린다. 그녀는 다름 아닌 안나 스콧. 당황한 윌리엄은 그녀에게 집이 코앞이니, 그곳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권유한다. 이 여유 있는 휴식을 좀더 즐기고 싶었던 안나는 윌리엄의 집으로 향한다. 윌리엄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보려고 옷을 갈아입은 안나에게 싱거운 농담을 던져보지만 그녀는 그저 옅은 미소만 보일뿐이다. 그리고 이제 집 밖으로 나서는 안나, 그런데 갑자기 윌리엄에게 키스를 하고 서로 당황하며 안나는 도망치듯이 나가버렸다.

 

 한동안 안나와의 키스를 잊지 못하는 윌리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지만 안나에게 다시 연락이 온다. 안나는 윌리엄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호텔로 윌리엄을 초대한다. 윌리엄은 호텔로 찾아갔는데 그곳은 영화 홍보를 위한 잡지사의 인터뷰가 한창이었다. 얼떨결에 관계자에게 자신은 '도그 앤 하운드'라는 잡지사의 기자라고 소개하고 안나를 만나게 된다. 다시 마주한 윌리엄을 보고 환하게 미소 짓는 안나. 이들의 로맨스는 어떻게 펼쳐질까?

 

너드남의 정석

  요즘 너드남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다. 너드는 원래 범생이, 오타쿠, 괴짜 등의 좀 부정적인 느낌은 단어지만 요즘 쓰이는 너드남은 지적이고, 착하고, 깔끔하며, 수줍음이 많은 남자를 지칭한다. 많은 여자들이 이상형으로 너드남을 꼽는다고 하는데 자신 하나만을 바라볼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거 같다. 그렇다면 윌리엄은 원조 너드남이다.

 

 항상 깔끔한 셔츠차림에 서점 사장으로써 똑똑할 것이고, 수줍음도 많다. 무엇보다 잘생겼다. 여튼 안나는 과거 자신을 보석처럼 과시하듯 대하는 남자들을 만나다가 자신 앞에서 수줍어 하는 윌리엄에게 매력을 느낀게 아닐까?

 

찐따 캐릭터들... 

  노팅힐에는 찐따같은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다. 너드남 윌리엄은 말할 것도 없고, 등장하는 친구들 그리고 무려 안나 스콧도 찐따에 가깝다. 그렇기에 더 정감이 가며 생동감이 있다.

 

 안나가 윌리엄에게 자신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수줍어하는 여자라고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애써 미소 짓지만 금방이라도 울거 같은 표정의 연기는 지금봐도 찡한 마음이 든다. 세계적인 슈스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거 편하게 하지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을 갈구하는 찐따 중 하나일 뿐.

 

OST

 노팅힐하면 역시 마지막 인터뷰 장면에서 '엘비스 코스텔로'가 부른 'She'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너무나 대표적인 영화 OST. 난 아직도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면 머릿속으로 'She~~'가 흘러나온다.

 

 개인적으로는 'Ain't no sunshine'이라는 노래를 더 좋아한다. 윌리엄이 노팅힐 거리를 쓸쓸하게 걸어가며 시간의 변화를 보여줄 때 나오는 노래인데 쓸쓸한 목소리 톤이 너무 좋다. 장면은 롱테이크으로 촬영한 거 같은데 비, 바람, 눈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의 흐름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때 지나가는 노팅힐 거리의 배경도 너무 이쁘다.

 

마무리

 정말 많이 본 영화라서 머릿속에 장면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윌리엄과 안나가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안나 흉을 보던 사람들 사이로 안나가 어깨를 들썩이며 한방 먹여주는 장면도 통쾌한 명장면이다. 사실 이거 외에도 떠오르는 장면들이 많아서... 명장면은 정말 많은 듯.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봤는데 엔티크한 영화의 질감도 독특하다.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  

 

세기말의 고전 로맨틱 코미니긴 하지만 지금봐도 은은한 맛이 있다. 그리고 윌리엄 입장에서는 안나의 행보가 매콤하기도 하니. 어쩌면 지금 영화가 유행하면 안나는 욕 먹을 수도.

 

내 최애가 우리 집으로 찾아오다니 어쩌면 현실판 판타지 영화 아닌가? N의 판타지를 채워줄 만한 영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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