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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후기

'범죄도시3' 영화 후기 / 빌런이 무섭지 않다, 운동 좀 배운 마석도, 웃음 타율이 좋다 / (스포 있음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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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3 재밌는 영화 한 편을 보고 왔다. 1, 2편 모두 극장에서 볼 정도로 재밌게 본 시리즈라서 이번에도 극장으로 향했다. 영화가 시작부터 끝나는 쿠키영상까지 지루함 없이 잘 봤다. 이 글은 영화를 보고 느꼈던 생각을 남겨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후기다.

 

 

 

빌런이 무섭지 않다.

 범죄도시3 메인 빌러 주성철 역은 배우 이준혁이다. 굉장히 깔끔한 인상을 주는 잘생긴 배우다. 극중 역을 위해 벌크업 한거 같지만 그래도 잘생김에는 변함이 없고 연기도 잘했다. 개인적으로 비주얼은 가장 멋있었다. 다만 주성철은 무섭지 않았다.

 이전 시리즈 빌런들을 보면 '무섭다, 절대로 마주치고 싶지 않다.' 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렇게 느끼게 만든 요인이 뭘까? 생각해 봤는데. 전편의 빌런들은 일상에서 '나도 당할 수 있다'라는 불암감을 관객에게 심어주었다. 이런 메인 빌런들의 무자비한 폭력에 나도 노출될 수 있다는 간접 경험이 그들의 잔혹성을 더 부각시켰다.

 

 1편에 장첸 패거리는 그야말로 거리낌 없는 미친놈들이다. 초반에 사체 유기부터 대낮에 칼부림까지 2편 강해상은 장첸보다 더 나사가 하나 빤진 모습으로 해외 여행 갔다가 잘 못 마주치면 나도 납치될 수도 있겠구나... 그런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3편은 주성철의 직업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메인빌런이 악행이 나한테 피해를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기서 주성철의 공포감이 전작의 빌런들에 비해 약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물론 마약을 통해서 피해자가 발생하지만 직접적인 주성철의 개입이 아니다. 마약을 조심해야겠다고는 느끼지만 주성철이 공포감을 주는 것은 아니니까.

 

 

 주성철에게 한 가지 흥미를 느낀 점도 있다. 그의 서사가 궁금했다. 그가 악당이 된 서사.

장첸, 강해상은 그냥 나쁜 놈들이니까. 왜 저들은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었는가?라는 과거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냥 나쁜 놈들이니까. 그런데 주성철의 시작은 정의로운 사람이였을 텐데. 왜? 단순 돈인가?

 

 

운동 좀 배웠던 마석도

 원펀맨 급의 펀치력으로 적을 초박살내는 통쾌함, 그리고 타격감에서 오는 전율이 바로 마석도다. 그리고 이번에는 섬세한 복싱 기술까지 보여주면서 액션 영화의 재미를 한껏 올렸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반장이 마석도 어릴 때 복싱하다 그만둔 것을 어필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번 액션 장면에서는 복싱 기술이 많이 나온다. 슥~빡, 빽스탭 빡, 리버샷, 턱에 내리 꽂히는 원투 등 섬세한 기술들을 많이 보여준다. 전작의 터프하기만 했던 펀치와는 분명히 다르다. 액션신 보면서 '오 ~ 준비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둔탁한 펀치음과 함께 날아가고, 맥없이 주저앉는 악당들의 모습. 저 친구는 어떤 모습으로 쓰러질까? 몇 합을 버티려나? 쟤는 정말 나중에 세게 맞겠는데? 마석도가 질 거라는 생각은 1도 없이 영화를 본다. 위기가 없는 주인공.

극중 악당에게 오히려 '아 그렇게 나대면 안되는데...' 라는 실소를 보내게 만든다.

 

 

 주성철 외에도 리키라는 빌런도 등장하는데 우리나라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도검을 다루는 해결사다. 저 도검은 마석도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가지기도 했지만 끝은 마석도 식 결말이다.

 

아쉬운 점은 마석도, 주성철, 리키의 3파전 액션을 기대했는데 주상철, 리키는 운동을 조금 덜 배운 거 같다.

 

그런데 영화 보고 집에서 혼자 입으로 소리 내면서 허공에 주먹질하는 거 나만 했나? 

 

 

웃음 타율이 좋다.

 영화를 보는 내내 굉장히 웃고 나왔다. 제작진은 뭘 하면 관객이 웃을지 포인트를 잘 알고 있는 거 같다. 웃기려고 만든 포인트에서는 100이면 100 웃음이 터져 나온다. 범죄도시 개봉 뒤에는 항상 명대사, 유행어가 뒤를 따랐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터지는 대사들이 많다. 특히 초롱이 때문에 많이 터졌다. 모텔에서 침대 돌아가는 장면도 정말 크게 웃었다. 저런 거 처음 봤다.

 

 

 곳곳에 심어 놓은 웃음 장치들 때문에 전작들에서 느껴진 영화의 무게감을 많이 가볍게 만들었다. 이게 득인지, 독인지 모르겠다.

 

 

 범죄도시1은 청소년관람불가, 범죄도시2부터는 15세 관람이다. 2는 1과 비교해서 분위기가 가벼워진 느낌이 없었는데 범죄도시3는 확실히 가볍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너무 웃어서 할 말이 없다. 매콤한 치킨을 시켰는데 같이 온 치즈볼이 더 맛있는 경우다. 

 

마지막 장이수가 등장하는 쿠키영상 장면을 보면 방향성을 그쪽으로 잡은 같기도 하고.

 

범죄 코미디가 될지, 코미디 범죄가 될 지 ?

 

 

마무리

  시리즈물 특성상 전작과 비교를 받는 거는 어쩔 수 없다. 영원히 고통받는 '타짜' 시리즈를 보면, 그래도 범죄도시는 모두 성공했다고 본다. 범죄도시3 자체만 놓고 봐도 충분히 재밌고 추천한다. 이는 범죄도시4도 당연히 극장에서 보겠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보고 싶은 장면이 있다. 마석도가 고전하는 모습. 이제 한 번은 나올만하지 않나?

 

그냥 문득 떠오른 한 가지 망상. 멀티 유니버스가 생겨서 장첸, 강해상, 주성철이 셋이 같이 나오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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