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사냥' 넷플릭스 후기 / 새벽에 다 본 내가 레전드 / 그래서 장르가? , 공감가지 않는 형사들 (스포 있음)
새벽 볼만한 영화를 찾아서 넷플릭스를 기웃거리고 있을 때 대한민국 top10, 1위에 올라와 있는 '늑대사냥'을 봤다. 예전 유튜브에서 짤막한 예고편을 본 적 있는데, 서인국 문신과 끈적하면서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이 기억에 남았다. 그래 오늘 새벽은 너다. 하고 결정했는데 보고 나니, 밤새워서 본 내가 레전드다.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를 남겨 본다.

인간 스스로 먹잇감이 되다? 이거 영화 본사람이 만든 포스터 맞냐?
영화 : 늑대사냥
개봉일 : 2022.09.21
장르 : 액션, 범죄 (일단은...)
러닝타임 : 121분
감독 : 김홍선
출연 배우 : 서인국, 장동윤, 최귀화, 성동일, 정소민, 박호산, 고창석
이제 보니 영화 검색했을 때 서인국이 앞에 나오는 것도 레전드네.

줄거리
처음 영화를 보는 1시간은 굉장히 흥미롭다. 인터폴에서 적색수배가 내려진 범죄자들을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화물선에 탑승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대형 화물선이라는 밀폐된 공간 안에 가장 대립되는 두 집단, 형사들과 범죄자들 그리고 화물선 깊숙한 곳 알파(최규화)가 잠들어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송환을 감시하는 관제탑 오대웅(성동일)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범죄자 집단의 박종두(서인국) 패거리가 그들을 묶고 있는 수갑을 풀고 통신을 차단한다. 이내 형사들을 하나씩 죽이고 배를 장악하며, 결국 남은 형사들과 사투를 버리는데 이때 잠들어 있던 알파가 등장한다. 맨손으로 사람을 찢어 죽이는 알파, 괴물의 피아식별 없는 무차별 살육이 시작되고 통신이 차단된 오대웅은 화물선을 찾아서 헬기로 출동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오대웅은 범죄자 송환에는 관심이 없고, 알파를 데려오기 위해 움직이는 세력이다.

몇몇 살아남은 범죄자들과 형사들은 알파에게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중에 이도일(장도윤)은 무언갈 알고 있는 거 같다. 그리고 화물선에 도착한 오대웅에게 남은 범죄자, 형사 모두 죽임을 당하고, 알파, 오대웅, 이도일 3인의 연결고리가 전개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래서 장르가?
영화가 장르라는 틀에 갇혀서 한 가지 흐름으로만 흘러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을 거다. 초반 범죄 스릴러 느낌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범죄자들과 형사들 간에 치열한 대립으로 영화의 기대감을 심어 주고 갑자기 알파가 등장한다. 맨손으로 가볍게 사람에 목을 비틀어 버리는 알파의 등장으로 영화는 갑분싸.
범죄 스릴러로 시작해서 서바이벌에 살짝 발 걸쳤다가 마지막은 초인물로 끝나는 영화, 그래도 일관성 있는 것은 피분수와 고어함, 하지만 그뿐이지 몰입감을 주기에는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박종두의 죽음도 충격적인 전개보다는 영화의 재미를 감소시키는 허무한 죽음이었다. 몸 전체를 새까맣게 덮고 있는 문신, 잔혹성, 싸이코패스 성격으로 나오는데 탈옥 외에도 무언가 보여 줄 거 같은 기대감이 컸는데...
갑자기 끼어드는 이도일 서사도 별로다. 신파가 없으면 안되나요?

공감 가지 않는 형사들
영화 중반부에 엔진실에서 박종두 패거리와 형사들이 대치하면서 사투가 벌어진다. 엔진실은 총 쏘는 게 제한된 장소지만, 동료 반 이상이 죽임을 당했음에도 총 한번 제대로 못 쏘고 '움직이지마' 만 외치는 이들을 보고 왜 이렇게 답답한지... 영화를 보다가 내가 납득이 가지 않는 장면이 하나 걸리면 계속 생각이 난다. 발에 박힌 가시와 같은 느낌. 나는 이런 이질감 없이 영화를 이끌어 가야 재밌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질감이 형사들 나올 때 많이 나와서 '공감 가지 않는 형사들'이다.
이석우(박호산) 형사의 강철 이빨도 당황스러운 장면, 총에 맞아도 멀쩡하던 알파의 팔은 그의 강철 이빨에 뜯겨 나간다. 한 손으로 사람의 목을 꺾어 버리던 그의 오른손은 그렇게 갔습니다. 안 그래도 없는 몰입감을 완전히 몰아내버리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다인(정소민) 역은 왜 있는 거야... 오대웅 패거리랑 대치하는 장면에서 '경찰이다. 움직이지마' 하고 죽는 장면은 진짜 어이가 없다. 알파한테 바로 죽는 범죄자보다 임팩트가 없다. 정소민이 아깝다 아까워

마무리
영화 초반 화면에 주황빛 필터를 씌워서 동남아 그 찐득찐득한 햇빛을 내가 다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배우들 복장은 땀 냄새가 날 거 같고, 화물선 내부 선내 배경도 실감나서 출발은 좋았다.
다만 주연, 조연 얼굴을 알만한 배우들은 많이 나오는데 매력 있는 캐릭터가 박종두 빼고는 1도 없다. 초반에 1시간은 서인국 혼자 멱살 잡고 이끈다. 그리고 갈수록 산만해지는 스토리, 마지막은 누가 더 쎄냐? 로 마무리 하는데... 액션도 평범하고, 혹시 이거 2 염두에 두고 만든 영화인가? 그럼 초반부터 이도일에 대한 서사를 더 다뤘으면 어땠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