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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후기

넷플릭스 영화 '독전2'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미드퀄로 본편 박살내기.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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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이라는 뜻을 검색하면 '남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 판단하거나 결정함' 이라는 뜻이 나오는데 적어도 '독전2'에서는 제작진이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만든 거 같다. 2편으로 1편까지 바사삭 만든 영화는 처음인 거 같다.

 

영화 : 독전2
개봉 : 2023.11.17 (NETFLIX 공개)
장르 : 액션
등급 : 청소년관람불
러닝타임 : 116분
감독 : 백종렬
출연배우 :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오승훈, 김동영, 이주영

 

 아뇨, 아뇨. 이 전쟁은 전편에서 끝났어요. 왜 잘 마무리된 1을 예토전생 시켜서 다시 망가뜨려 놨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바뀐 설정들 덕에 내가 독전2 어디서부터 잘못 보고 있는데 다시 처음부터 돌려보고, 독전1까지 다시 찾아서 보고 왔다. 서영락이 이선생이 아니라는 설정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진한림 설정과 결말은 건들지 말았으면 좋았을 텐데..... 류준열이 서영락 역할을 안한 이유 짐작이 간다. 나라면 서영락을 계속 이선생으로 남겨두고 싶었을 거 같다.

 

 

미드퀄?

 

 미드퀄, 본편 영화의 스토리 시간의 흐름에서 중간에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독전2는 미드퀄을 다루는 스토리다. 독전1에서 서영락이 브라이언에게 복수를 하고 원호는 라이카(개)에게 숨겨둔 GPS를 추적하여 노르웨이까지 서영락을 쫓아간다. 그 시간이 약 30일 정도 되는데 그 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다.루.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독전2는 독전1을 무시하듯 결말까지 바꿔버린다. 깔끔히 마무리가 된 독전1 결말마저 찜찜하게 만들어 버리는 만용. 미드퀄 보다는 이건 재해석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그래 이건 마블 유니버스처럼 평행세계의 이야기다.

 

진하림은 이선생의 수족?

 

 독전1에서 진하림(김주혁)은 독보적인 마약 연기를 보여준다. 퀭 하고 살기어린 눈빛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하는 빌런이다. 메인빌런 브라이언(차승원)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준 진하림, 독전1에서 진하림이 서영락(류준열)과 원호(조진웅)을 대면하는 호텔 장면에서 이런 대사를 한다.

 

독전1

 

"행여 나를 안다고해도 지들 살려고 모르는척 하기 마련인데? 이 미친새끼들"

 

그러면서 거래를 희망하는 이선생과 넘침이 없는 서영락 그리고 라이카에 대한 호기심으로 최상급 원료를 내어주게 된다. 그리고 다음 거래 때는 꼭 이선생을 나오라고 한다. 이 호텔 장면을 보면 진하림은 분명히 이선생을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독전2에서는 다르다.

 

12년 진하림(변요한)이 등장한다. 변요한이 연기하는데 솔직히 멋있게 나온다. 강한 포스를 풍기면서 등장하는데 이때의 진하림은 마약상 보다는 해결사인 거 같다. 마약도 안 하는 것 같고. 그런데 진하림이 해결하고 있는 일이 이선생 사칭범들을 죽이는 거다. 그것도 이선생의 밑에서 말이다. 왜 진하림의 설정까지 바꾼 것일까?....

 

진하림(변요한)

 

 이거 때문에 내가 독전 내용을 어디서부터 놓치고 있는 줄 알았다. 이때부터 영화의 몰입감이 차게 식어버렸다. 독전2를 보면서 가장 별로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퇴장한 등장인물까지 기어코 살려 놓는 것은 1의 진하림 인기로 단순 흥미를 끌기 위해서였을까? 잘못된 선택.

 

 

서영락의 정체성

 

 독전1의 이선생은 서영락(류준열)이다. 그리고 독전2는 서영락(오승훈)도 그저 이선생의 사칭범 중 하나로 바뀌고 만다. 독전2는 서영락이 이선생이 아니라면? 이라는 if에서 시작한다. 류준열이 다른 서영락을 하기 싫어서 거부했을 수도 있지만 제작진의 의도에 의해 다른 느낌의 서영락을 만들려고 오승훈 캐스팅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독전 1과 2의 서영락은 이름만 같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오승훈이 서영락을 연기해서 어색한 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서영락이 아닌 아예 다른 서영락을 연기하기 때문에 어색함이 배가 되는 거 같다.

 

 독전1의 서영락은 초반에는 연민을 자극하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보여주는 아주아주 음흉한 캐릭터다. 모든 상황을 자신이 의도하여 만들고 겉으로는 아닌 척 연기하는 '표리부동'한 인물이다. 이선생이라는 위치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능력이 있는 인물이다.

 

독전1 이선생

 

 반면 독전2의 서영락에게 이선생은 복수 대상이다. 서영락은 중년의 중국인 남성에게 이선생 타이틀을 빼앗꼈다. 이렇게 케릭의 정체성을 통째로 바뀌는 경우가 있나?

 

독전2 이선생 / 진하림, 섭소천을 부하로 두고 있다.

 

 브라이언의 만용에 대해 벌하는 서영락(독전1)과 복수를 위해 이선생의 행방을 쫓는 서영락(독전2)은 이름만 같은 다른 캐릭터라고 보여진다. 쌍둥이를 대하는 태도도 좀 다른 거 같다. 1은 박선창(박해준)이 만코(김동영)의 팔목을 자를때는 이선생으로서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은 거 같은데 2에서는 발에 화상을 입을때 굉장히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결국 브라이언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된다.

 

애초에 오승훈은 우리가 모르는 서영락을 연기하기 때문에 당연히 보는 사람은 어색하고 몰입감이 깨질 수밖에 없다. 2는 이미 정체가 밝혀진 이선생이 서슴없이 악행을 행하는 모습으로 나왔으면 좋았을 거 같은데.

 

독전2 서영락(오승훈)

 

그런데 오승훈은 독전2에 출연을 잘 한거 같다. 영화의 흥행과는 관계 없이 본인의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로 보인다. 우리가 원하는 서영락이 아니었을 뿐 연기를 모나게 한거는 아니라서 얼굴 도장은 제대로 찍은 거지.

 

 

섭소천 큰손 

 

 섭소천(한효주) 큰손, 진하림의 의붓 여동생으로 이선생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맹목적으로 이선생을 따른다. 이선생이 더 신뢰하는 진하림에게 적대감과 질투심을 가지고 있다. 영화상에서 망상증과 죄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정신과 법률의견서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럼 마약 팔고 사람 죽이는 범죄물의 캐릭터들이 다 비정상이지. 법률의견서 있다고 봐주는 연출은 또 처음 보네. 악당으로서 포스도 없고 이선생, 진하림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서사도 부족하고 흥미를 갖기에는 매력이 없다.

 

 

 분장도 열심히 하고 불안한 정서와 애정 결핍을 가진 빌런을 보여 주고 싶었던 거 같은데 준비가 부족했다. 하려면 확실하게 살도 좀 찌우고 하지 몸이 너무 갸날퍼... 주먹질을 하는데 때리는 사람 손목이 나갈 거 같아서 불안해.

 

마무리

 

 애초에 진하림을 다시 등장시키지 않고, 변요한이 진하림의 숨겨진 동생이나, 진하림 조직의 해결사로 등장해서 이선생(서영락)을 죽이려고 하고, 서영락에 대한 묘한 연민과 애착을 갖고 있는 원호가 이를 막으려고 하는 스토리로 독전2를 진행했으면 재밌을 거 같은데. 2에서는 원호 도대체 뭐 하는 앤지 모르겠어.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소품을 꼭 저랬어야 하는 장면 중 하나, 브라이언의 비서(서하정) 집중할 수 없는 스토리 속에서 대뜸 뒤통수 문신 보여주는 그녀, 얘는 또 어떤 인물인가? 파악하기도 전에 빗발치는 총성 속에서 솟을 대로 솟은 신발의 굽을 확인해 버렸다..... 공중을 걷는 그녀, 파악은 여기까지만 해보겠다. 저 상황 속 저 신발이 맞는 건가?

 

 

한 번 한 거짓말 때문에 계속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한번 잘못 정한 설정이 본편까지 영향을 주는 아주 요상한 영화다. 독전1을 안 본 사람이 2를 어떻게 볼지 궁금한데 또 1의 스토리를 모르면 전체적인 이해가 어려우니 이건 그냥 뭐.  총제적 난국이다.

 

제목을 독전2로 안하고 독전:이세카이 이런 제목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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